하지불편증후군 (잠을 훔쳐가는 도둑?)

관리자
2014-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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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2006. 5월호 

하지불편증후군 (잠을 훔쳐가는 도둑?)

자려고 누우면 장딴지 부위가 쑤시고 욱신거려 잠을 잘 수가 없거나, 뒤척이다 어렵게 잠이 들어도 중간에 자주 깨고, 깨면 다시 장딴지 부위에 불쾌한 느낌이 들어서 다시 잠들기 어려운 사람들. 하지불편증후군(RLS)을 앓는 사람들은 대부분 깊은 잠을 들지 못하고 고통으로 밤을 보낸다. 생소하기만한 이 질환은 우리나라에서 앓는 사람이 200만명 이상으로 추정될 정도로 흔한 질환이지만 정작 제대로 치료받고 있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하지불편증후군의 큰 후유증은 만성적인 수면부족을 초래해서 일상생활에 많은 장애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약 200만 명이 하지불편증후군 환자로 추정)
우리에게 생소한 질환인 하지불편증후군이란 병은 오랫동안 앉아 있거나 자려고 누우면 장딴지 깊은 부위에 불편함을 느끼는 상태를 말한다. 그러면 앉아 있거나 계속 누워 있기 힘들기 때문에 다리를 자꾸 움직이고 싶어지고, 심하면 일어나서 걸어 다니곤 한다. 이 병의 특징 중 하나는 오후 늦게 또는 자려고 누울 때 더 악화되기 때문에 다리를 움직이지 않으면 증상이 점차 심해지고 자꾸 다리를 움직이고 뒤척이다 보면 수면까지 방해되어 일상생활에 영향을 끼친다. 
이런 증상은 대개 장딴지에 발생하지만 팔이나 어깨 등 신체의 다른 부위에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처음에는 주로 저녁에 발생하나 병이 진행되면서 아침부터 증상이 시작되기도 한다. 특히 하지불편증후군은 일단 발생하면 약 60%에서 만성적으로 진행되는 만성적인 질환이기 때문에 이 병에 이환된 환자에게는 큰 고통이 따른다.
외국에서의 유병률은 약 5-10%로 보고되고 있으며, 아시아인에게는 서양인에 비하여 발병률이 낮다고 알려진 바와는 달리 최근 대한수면연구회가 한국인 500명을 대상으로 하지불편증후군의 유병률을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약 5.4%가 이 질환을 앓고 것으로 조사되어 한국인의 상당수가 이 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병은 나이가 많은 사람들에게서 발병률이 더 높고, 여성이 남성보다 2배 정도 많다고 한다. 특히 어린이에서 발생했을 때, 성장통으로 잘못 진단받기도 하고, 행동력집중장애 아동들에서 많이 동반되는데 이 경우 하지불편증후군에 대한 치료를 하면 행동이 많이 차분해 진다. 

(도파민 부족으로 생기는 하지불편증후군은 유전 성향이 커)
하지불편증후군이 생기는 이유는 불확실하다. 그러나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뇌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 물질 ‘도파민’의 불균형에서 찾을 수 있는데, 유전적인 원인이 많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또한 스트레스나 임신, 피로, 알코올, 담배, 카페인 등이 하지불편증후군의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들로 작용한다. 그 외 철분 결핍, 말초신경병증, 엽산이나 마그네슘 결핍, 당뇨병, 류마티스 관절염, 요독증, 신부전증, 갑상선 질환 등의 질환에서 하지불편증후군의 증상을 볼 수 있다.
나타나는 증상으로는 우리한 불쾌한 느낌, 다리에 벌레 같은 것이 기어 다니는 느낌, 잡아당기는 듯한 느낌, 쿡쿡 쑤시고 욱신거리는 기분, 심한 가려움, 데인 듯한 느낌, 저리고 피가 안 통하는 기분, 전기가 흐르듯 찌릿찌릿 한 느낌 등으로 다양하다. 환자의 80%는 수면 중에 다리를 약 20-40초 간격으로 주기적으로 차는 이른바 ‘주기성사지운동장애’란 질환을 동반한다.
하지불편증후군은 중대한 질병을 초래하는 질환은 아니지만 지속적으로 진행되면 적절치 못한 수면 양으로 일상생활에 여러 가지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 숙면을 취하지 못한 환자들은 집중력이 떨어지고, 작업이나 학습에 큰 지장을 받는다. 또 영화 관람이나 장거리 자동차 여행, 항공기 탑승 등 오랜 시간 앉아 있어야 하는 일에도 큰 어려움을 겪는다. 이렇게 하지불편증후군은 생활 속 삶의 질을 떨어뜨려 심적 부담감이나 우울증까지 불러올 수 있다.

(균형있는 식생활과 운동이 최선, 심하면 병원 찾아야)
하지불편증후군을 예방하려면 비타민과 철분을 포함한 각종 미네랄이 결핍되지 않도록 늘 균형 있는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신선한 과일이나 채소섭취에 주의를 요한다. 뜨거운 목욕이나 다리 마사지, 냉·온찜질, 규칙적이고 강도가 높지 않은 운동은 도움이 되지만 무리한 다이어트나 커피, 카페인이 들어있는 음식, 탄산음료, 알코올 등은 피해야 한다. 일어나고 잠드는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수면 시 주변의 조명을 어둡게 해서 심적 안정을 유도하고, 잠자기 전 적당한 운동을 하는 것도 편안한 잠을 자는데 도움이 된다. 증상이 주로 저녁 6시부터 새벽 1시 사이에 가장 심하기 때문에 이 시간을 피하여 취침시간을 적절히 조절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하지불편증후군 증상을 갖고 있는 사람 중에는 단순 불면증이나 손발 저림, 허리 디스크, 산후풍, 근육통, 관절염, 혈액순환 장애 등으로 잘못 오인하고 방치하는 경우도 많은 만큼 병원을 찾아 전문의와의 상담 후 정밀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불편증후군은 심각하고 만성적인 신경질환으로 발전한 가능성이 높은 질환이며 불면증이나 주간졸음증 등의 수면장애의 흔한 원인이 된다.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병명조차 모른 체 고생하고 있듯이 하지불편증후군에 대한 인식은 절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하지불편증후군의 진단은 매우 간단하며, 정확히 진단해 치료받으면 극적으로 호전될 수 있는 질환이므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체크해보자!] 나도 혹시 하지불안증후군?
1. 장딴지 부위에 불쾌한 느낌이 계속되어서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2. 움직이고자 하는 충동이나 불쾌한 감각이 자려고 눕거나 오래 앉은 상태에서 시작되거나 심해지는 편이다.
3. 걷거나 불편한 부위를 마사지하면 증상이 완화되거나 소실된다.
4. 대개 증상이 저녁이나 밤에 악화되거나 시작된다.
5. 밤마다 나타나는 증상 때문에 수면에 방해를 받는다.
6. 다리의 불편한 느낌 때문에 잠을 못자 다음날 졸리거나 피로한 느낌이 든다.

부산수면센터 수면전문의 양창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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